작은 선행, 큰 기쁨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사라(Sarah Darling)라는 20대 후반의 여성이 다음 달 결혼하기로 한 약혼자와 함께 신혼살림에 필요한 몇 가지를 쇼핑하고 있었습니다. 시내를 걷던 중에 사라는 구걸하고 있는 한 노숙자를 발견하고 잔돈을 탈탈 털어주었습니다.
노숙자의 이름은 빌리(Billy R. Harris)였습니다. 아리따운 여성이 다가와 지갑을 털어주고 생긋 웃어주자 빌리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구걸하는 컵을 챙기던 빌리는 그 안에 반지가 하나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꽤 듬직한 크기의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는 반지였습니다.
빌리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근처에 있는 보석가게를 찾았습니다. 진짜인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이리저리 살펴본 보석상은 진짜 다이아몬드임을 확인하고 당장 500만 원을 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노숙자에게 몇 백 만원은 큰돈이었습니다. 하지만 함부로 팔아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사라는 동전지갑 안에 넣어두었던 반지가 없어진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물건을 사면서 잠시 빼어두었는데 깜빡 하고 노숙자에게 적선을 한 것입니다. 사라는 급히 차를 몰아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노숙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시간 빌리는 보석가게에 들렀기 때문입니다. 다음 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사라는 그 자리를 다시 찾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사람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약혼반지를 돌려받은 사라는 사례를 하려 했지만 빌리는 한사코 거절하였습니다. 사라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이 사실을 친구들에게 알렸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모금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반지를 돌려준 노숙자의 사연이 알려지자 성금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2억3천만 원, 이 돈으로 빌리는 새로운 삶을 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이 방송에 소개되면서 16년 동안 연락이 끊겼던 가족들과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랑은 훈련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자꾸 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더 뜨거워져 가는 것이 사랑입니다. 그렇다면 세상 모든 일이 훈련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선행도 훈련이고 정직함도 훈련입니다. 겸손, 배려, 섬김, 용서, 감사 등등, 이런 덕목들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서 자라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잘 안 됩니다. 하지만 훈련을 통해 자리를 잡아갑니다.
작은 목소리라도 사랑한다고 말해보시지 않겠습니까? 작은 손이라도 펼쳐서 무언가를 건네 보시면 어떻겠습니까? 멀지 않아 몇 배 더 큰 열매로 우리 인생이 풍성해질 것입니다.
(구교환 목사 / 9chan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