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천교회

목회칼럼

 

주가 쓰시겠다

  • 성지현
  • 2024.03.23 오후 03:20

  교회력으로 종려주일을 맞이합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들어오실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나와 예수님을 환영하였습니다. 마태복음은 나뭇가지를 베어 길에 펴고”(21:8)라고 했고, 마가는 또 다른 이들은 들에서 벤 나뭇가지를 길에 펴며”(11:8)라고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에는 나무 이야기가 없고 요한복음은 그것이 종려나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맞으러 나가 외치되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하더라”(12:13). 예수님은 호산나를 외치는 사람들을 뚫고 어린 나귀를 타고 성에 들어오셨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종려나무는 축복과 풍요의 상징이었습니다.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을 향하여 바르게 살아가는 의인을 비유하여 의인은 종려나무같이 번성하며 레바논의 백향목같이 성장하리로다”(92:12)라고 노래하였습니다. 또 하나님은 선지자 에스겔을 통해 새 예루살렘 성전을 보여주셨는데 거기에도 종려나무가 등장합니다. “땅에서부터 문 통로 위에까지 그룹들과 종려나무들을 새겼으니 성전 벽이 다 그러하더라”(41:20).

  종려나무는 5년이 되면 열매를 맺기 시작하고, 30년이 차면 성목(成木)이 됩니다. 놀라운 것은 성목이 된 후에도 100년 이상 열매를 맺는다는 것입니다. 수명이 다했다고 끝난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죽은 종려나무 가지를 모아 연료로 사용합니다. 그런데 불에 타 재가 된 잔해에서 다시 싹이 납니다. 그래서 종려나무는 부활의 상징, 승리의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불에 태워진 잿더미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종려나무는 구약 시대부터 수많은 강대국의 침략 속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난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유대민족을 상징하는 나무가 되었습니다.

  다시 마태복음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예루살렘 입성 이야기의 시작은 어느 한 사람의 헌신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 사람은 낯선 이들이 말하는 대로 나귀와 나귀 새끼를 선뜻 내주었습니다. 예수님은 두 제자를 보내시며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맞은편 마을로 가라 그리하면 곧 매인 나귀와 나귀 새끼가 함께 있는 것을 보리니 풀어 내게로 끌고 오라 만일 누가 무슨 말을 하거든 주가 쓰시겠다 하라 그리하면 즉시 보내리라”(21:3). 두 제자는 그렇게 했고, 그 사람은 순종하여 따랐습니다.

주님께서 원하실 때 주저하지 않고 내어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내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주님의 것입니다라고 고백하는 것이 믿음입니다. 종려주일을 맞이하여 주님께서 원하신다면 나귀와 겉옷, 종려나무 가지라도 내어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구교환 목사 / changeko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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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 쓰시겠다
  • 20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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